본문 바로가기
Daily 너를 일깨우는 삶 +

지금이라고 안 괜찮은 건 아니지만..

by 나무단아 2020. 5. 19.

지금도 문득문득 당신이 다녀가면, 

나는 지금도 아파. 

지금이 7년 전 그 순간인지 잠시 일 초간 멍해. 

그리고 휘몰아치듯 당신이 그리워.

보고 싶고.

하지만 이젠 그것 뿐. 
더 이상 당신에게 수십통의 메일도, 메시지도 보내고 싶지 않아. 

그냥 지나가서 먼지가 쌓인 시간일 뿐. 

그저 나에게 그런 시간,
당신 같은 사람도 있었구나..
다 읽은 소설책 같은 느낌. 

내 삶에 어떠한 영향도 없이 이젠 그저 다른 세상 이야기 같은. 

사랑도 열정도 격한 미움도 원망도 사라졌지만, 
나를 더 잘 알 수 있었던 계기. 
타인의 존재에 대한 고찰. 
강한 믿음에 대한 집착. 

타인을, 상황을 내가 컨트롤하고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던, 
나의 오만. 

때론 내려놓고 그저 아픈 대로, 망가진 채로도 덮어 두어야 할 것도 있어야 한다는,
깨달음. 

그 시간을 오롯이 나의 일에 몰두하지 못한 어리석음.

나를 아끼지 않으면, 타인도 나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 

30대의 나를 진흙창으로 끌고 갔지만, 
내가 제대로 성숙하고 자립할 수 있던 시기. 

잊지 말아야지. 

내게는 처절하게 사랑한 사람이 있었고, 거기엔 내가 있었고, 
그리고 그 책의 끝이 어떻게 끝났었는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