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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너를 일깨우는 삶 +

그게 나이를 먹는다는 거야..

by 나무단아 2020. 8. 3.

삶이 참 무료하다... 

요즘 내 일상을 표현할 수 있는 한 문장.
아직 재취업도 못해서 일에 열정을 쏟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재정상황이 여유로워 하고싶은 고급?스포츠들을 하며 시간을 보낼 여유도 없어, 집에서 책을 보거나 하루종일 똑같은 방송만 하는 티비를 틀어 놓거나(보는 것이 아니라 틀어 놓은 티비 앞에 난 그냥 앉아 있다..) 아니면, 그저 잠을 자거나 그리고 집중하는 맛있는 음식 먹고 잔뜩 소화가 안되서 러닝머신에 올라가는 일. 그리고 강아지와 산책. 

티비를 재밌어서 보는 게 아니라 하루종일 무료하게 틀어놓고 있는게 얼마나 사람을 지치게 하는 것인지. 
뭔가 재밌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았는데 그냥 틀어놓고 하루종일 있다 보면 내 몸에 진이 다 빠진다. 

걸을 때 조차 손을 놓을 수 없게 하던 넷플릭스도 심드렁..
 그 좋아하던 영화들.. 하루 10편을 봐도 질리지 않았는데 요즘은 영화 하나 집중해 보기가 참 힘들다. 

사실 재밌는 것들은 이 세상에 널렸을지 모르지만, 내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게 맞는 말 같다.

한 마디로 너무 무.료.하.다.

뭔가에 빠져들고 재미를 느끼고 싶은데, 예전엔 참 흥미도 많고 호긱심도 강하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냥 심드렁. 

하루가 지겹다 지겹다 못해, 가끔 고민이 생기면 자주 가는 네이버 까페에 글을 올려서 사람들 얘기를 듣고자 한다. 
지인이나 가족에겐 내 속내를 말하는게 징징대거나 한탄하는 거로 들릴 거 같아 그나마 익명의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다. 가끔 뻔한 댓글을 보기도 하지만, 그 중 정말 옥석같이 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댓글들이 있는데, 
이번이 그랬다. 

"삶이 너무 무료해요, 뭘 해도 재미가 없어요."
- 그게 나이를 먹는다는 겁니다~~~

저 짧은 댓글에.. 순간 멍..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그래.. 그러고 보니, 
난 참 운이 좋게도 그 동안 내가 하고 싶어하던 많은 것들을 대부분 이루었다. 그리고 즐겼다. 

그리고, 20대 시절 새로운 분위기나 물건들을 보고 얼른 하고 싶어 안달을 할 때, 
엄마 아빠는 우리만큼 흥이 나지도 안달하지도 않으셨던 모습이 생각났다. 
난 그 모습을 보며, 엄마 아빠 성격이 답답하다며 화를 냈었는데,,, 

저 댓글을 보니, 성격이 아니라 나이에서 오는 태도였던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우리 엄마, 아빠도 빛바랜 사진에서는 열정적이고, 친구들과 어울려 한껏 웃는 청년들이었으니까.

삶이 반복되고 무료하게 느껴져, 힘들다며 어쩔 줄 모르는 나는, 
이것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고 이것이 인생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 나는 이것을 못 견뎌하기보다 받아들여야 할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다'

이러한 무료함도 자연스럽게 적응하여, 이 시간을 또 잘 보내 또 내 미래를 만들어야지. 

20대의 나와 
30대의 나는 이렇게 다르구나. 
.
40대의 나는 또 어떻게 달라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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